
뉴스팍 배상미 기자 | 경기도가 외국인 계절노동자를 착취하는 중개인의 부당 개입을 원천 차단하고 열악한 주거·노동 환경을 전면 개조하기 위해 8대 제도 개선 권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10일 개최한 제5기 인권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며, 특히 인종차별철폐위원회 권고 등 국제인권기준과 국내 법령을 종합해 인권 기반 정책 전환 방향을 제시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외국인 계절노동자 제도는 파종기·수확기 등 계절성이 강한 농·어업 분야에서 단기간에 집중적인 일손이 필요할 경우 지자체가 외국인 계절노동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하는 것으로, 경기도는 2021년 최초 도입했다.
권고안은 열악한 계절노동자의 인권 실태를 반영해 ▲중개인에 의한 인신매매 피해 대응체계 구축 ▲다국어 표준근로계약서 교부, 설명 의무화 ▲다국어 임금명세서 교부 강화 ▲주거 환경 개선 ▲통합 권리 구제 체계 마련(24시간 핫라인) ▲계절노동자 인권교육 예산 지원, 다국어 교육자료 개발 ▲고용주 책임 강화 및 컨설팅 ▲시군 전담 인력 확충 등 8대 과제를 담았다.
경기도 인권위원회의 전체 제도 개선 권고문은 경기도 인권센터 누리집 내 ‘인권침해·권고 결정례’ 게시판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경기도 인권담당관과 농업정책과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도내 계절노동자와 고용주 등을 조사한 결과, 계절노동자 400명의 30.3%(121명)가 중개인에게 부당한 수수료를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 계절노동자 제도에서 중개인이 개입해 수수료 등을 챙기는 행위는 불법이다.
언어 장벽으로 인한 근로계약 문제도 드러났다. 계절노동자(399명)의 95.8%(382명)가 한국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응답자(311명) 중 자신의 출신국어로 번역된 근로계약서를 받은 비율은 절반도 안 되는 48.9%(152명)에 그쳤다. 주거 환경 역시 응답자(114명)의 22.8%(26명)가 비닐하우스 내 조립식 패널 등 임시 가건물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폭언이나 성희롱, 여권 압수 등의 피해를 겪고도 ‘대응 방법을 모르거나 상황이 악화될까 봐 그냥 참았다’고 답한 응답자도 87명이나 확인됐다.
최현정 경기도 인권담당관은 “계절노동자 제도가 우리 농촌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일하는 사람의 인권 보호가 가장 먼저 전제돼야 한다”라며 “노동자는 부당한 착취의 두려움 없이 일하고, 고용주는 마음 놓고 농사에 집중할 수 있는 신뢰받는 노동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제도 개선과 촘촘한 현장 점검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