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팍 배상미 기자 | 화성특례시 농정해양국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 지적사항의 80% 이상을 ‘처리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정작 농가 현장에서는 정책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규정 정비나 교육 실시 등 행정 절차만 매듭지은 뒤 서류상 종결 처리하는 ‘페이퍼 행정’이 반복되면서, 구조적 비리와 농민 불편은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수치상 완료율 80.8%… 핵심 난제는 여전히 ‘추진 중’
화성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보고 자료에 따르면, 2025년도 행감에서 농정해양국 소관으로 지적된 시정·처리요구·건의사항은 총 99건이다. 시는 이 중 80건(80.8%)을 ‘완료’로 분류하고, 시정 1건·처리요구 8건·건의사항 10건 등 19건을 ‘추진 중’으로 집계했다.
김조향 화성시 농정해양국장은 “완료된 사안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추진 중인 과제는 조속히 매듭지어 시정에 반영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내역을 뜯어보면 핵심 부서의 추진율은 크게 밑돈다.
특히 농업 행정의 중심축인 농업정책과는 지적사항 21건 중 3분의 1에 달하는 7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미완료 과제에는 ▲벼 병해충 공동방제 업체 독점 구조 ▲영농폐기물 수거 체계 사각지대 ▲농업 부문 탄소중립사업 집행률 부진 ▲친환경농산물 가격경쟁력 확보 등 예산과 직결된 민감 사안들이 대거 포함됐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 방제 사업, 지침만 바꾸고 민원은 지속
가장 거센 비판을 받는 대목은 ‘벼 병해충 공동방제’ 사업이다. 특정 방제업체가 수년간 전체 배정 물량의 상당수를 독식해왔다는 특혜 의혹이 행감에서 집중 질타를 받았다.
시는 이에 대응해 ‘업체 선정 가이드라인’을 신설하고 계약 절차를 개선했다고 밝혔으나, 이후에도 업체 간 형평성 문제와 일감 몰아주기를 호소하는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행정 지침 제정 여부와 무관하게 특정 업체로의 쏠림이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농업계는 실질적 개선 여부를 증명하기 위해 2025년 및 2026년도 업체별 계약액, 방제 면적, 참여업체 수, 점유율 등 세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방치되는 폐비닐·외형만 키운 로컬푸드… “체감 성과 내놔야”
농촌 환경오염과 불법 소각을 막기 위한 영농폐기물 수거 사업 역시 미봉책에 머물고 있다. 시는 지역 농협과의 연계를 내세우고 있으나, 원거리 농경지나 소규모 고령 농가를 포괄하는 상시 수거 거점이 부족해 불법 투기 위험이 상존한다.
산하기관인 화성푸드통합지원센터의 운영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매장 증설과 연매출 증가 등 외형적 성과를 홍보하는 데 집중할 뿐, ▲실제 관내 납품 농가의 실질 소득 기여도 ▲매장별 독립 채산성 ▲로컬푸드 내 지역산 순수 농축산물 취급 비율 등 내실을 보여주는 지표 공개는 미흡한 상황이다.
답변서 채우기 급급한 ‘보여주기 행감’ 관행 끊어야
행정사무감사는 지자체가 해명 자료나 계획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요식행위가 아니다. 예산 집행의 낭비를 막고 제도적 모순을 바로잡는 것이 본래 취지다.
화성시가 ‘80% 완료’라는 통계 뒤로 숨지 않고 특례시 위상에 걸맞은 농정을 펴기 위해서는, 공동방제 계약의 공정성 입증과 폐기물 처리 상시화 등 핵심 현안의 실질적 변화 지표를 시민과 의회 앞에 즉각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결국 행정의 성패는 공문서상의 숫자가 아닌 농민이 체감하는 현장의 변화로 증명되어야 한다. 화성시가 ‘탁상 행정’이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80%라는 통계 뒤에 숨지 말고 근본적인 해결책부터 내놓아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