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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획] "검토하겠다" 해놓고 수년째 함흥차사… 쏟아지는 '5분 발언', 사후관리는 실종

발언 횟수만 챙기는 '보여주기식 의정' 도마 위… 집행부는 '추진 중' 꼬리표 달고 방치
전문가들 "사후관리대장 공개·조례 의무화 등 실질적 이행 점검 시스템 시급"

 

뉴스팍 배상미 기자 | 지방의회 본회의장의 단골 메뉴인 '5분 자유발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행정 현장을 바꾸는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날 선 비판과 대안을 쏟아내며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발언이 끝난 뒤 집행부가 실제로 정책을 개선했는지 추적·점검하는 사후관리가 실종되면서 '말 잔치'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5분 자유발언은 지방의원이 단체장과 집행부를 상대로 정책 문제점을 지적하고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공식적인 의정활동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발언 당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문제의식이 부각되다가도, 회기가 끝나면 개선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집행부의 면피성 행정과 허술한 실적 관리가 꼽힌다. 통상 의원의 발언 직후 담당 부서는 "적극 검토하겠다", "관련 부서와 협의하겠다"는 식의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는다. 하지만 구체적인 추진 기한이나 세부 계획이 빠진 답변은 사실상 책임을 뒤로 미루는 수단으로 악용되기 일쑤다.

 

실제 관리 현장에서도 모호한 기준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 목표 완료일이나 진행률, 지연 사유도 없이 수개월에서 수년째 '추진 중' 상태로 방치되거나, 단순 내부 회의를 열거나 유관기관에 공문을 보낸 것만으로 '완료' 처리해 실적을 부풀리는 식이다. 도로 안전시설 설치를 요구했을 때 직원이 현장을 둘러본 것만으로 서류상 처리를 끝내는 식의 행정이 적지 않다.

 

의원들의 '생색내기' 관행 역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발언 횟수를 의정보고서용 정량 실적으로 채우거나 보도자료 배포를 끝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여기는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발언을 통해 제기된 문제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집행부의 수용 여부 확인부터 본예산 및 추경 반영, 조례·규칙 제·개정, 실제 사업 집행과 주민 체감도 확인까지 단계적인 추적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발언 당사자가 행정사무감사나 예산안 심사, 시·군정질문 등을 통해 이행 여부를 끝까지 따져 묻지 않으면서 정책 대안이 서랍 속에 묻히고 만다.

 

전문가들은 5분 발언이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지 않으려면 체계적인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문제 제기부터 부서 검토, 계획 수립, 예산·제도 반영, 개선 완료에 이르는 '5단계 성과관리 프로세스'를 정립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또한 발언 일자와 개선 요구사항, 담당 부서, 예산 반영 여부, 공정률, 미추진 사유 등을 상세히 기록한 '사후관리대장'을 전산화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시민에게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5분 발언 사후관리 조례를 제정해 집행부의 조치계획 보고를 의무화하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5분 발언의 성패는 본회의 회의록에 몇 줄의 발언이 남았는지가 아니라, 시민의 삶이 실제로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달렸다. 집행부의 책임 있는 조치와 의회의 집요한 사후 추적이 맞물리지 않는다면, 지방의회의 견제와 감시 기능 역시 껍데기만 남은 요식행위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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