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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획1탄] 화성시 명품 쌀 '수향미', 농가 소득·소비자 입맛 다 잡은 비결

- 고품질 전략 통했다…누룽지 향 '수향미', 지역 브랜드를 넘어 프리미엄 쌀 시장 선도

 

뉴스팍 배상미 기자 | 화성시의 대표 쌀 품종인 '수향미'가 전국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지역 농업의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독특한 맛과 향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수향미의 성공 뒤에는 화성시의 전략적인 육성 정책과 변화하는 쌀 소비 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낸 노력이 있었다.

 

미식가들 사로잡은 '누룽지 향'…밥맛의 신세계 열다

 

수향미의 가장 큰 특징이자 인기 비결은 바로 독특한 향미에 있다. 밥을 지으면 마치 갓 지은 누룽지처럼 구수하면서도 은은한 단내가 풍겨져 나온다. 이 향은 일반적인 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수향미만의 고유한 특성으로, 밥맛을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밥만으로도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식가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온라인 미식 커뮤니티에는 수향미를 '마법의 쌀', '인생 쌀'이라 칭하며 극찬하는 후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수향미로 밥을 지으면 온 집안에 구수한 향이 가득해 절로 식욕이 돋는다"며, "아이들도 수향미로 지은 밥은 더 잘 먹는다"고 전했다. 이는 수향미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식탁 위 즐거움을 더하는 경험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향뿐만 아니라 식감과 맛 또한 수향미의 인기에 한몫한다. 밥알이 찰지고 쫀득하며 윤기가 돌아 시각적으로도 먹음직스럽다. 또한 씹을수록 느껴지는 은은한 단맛과 깊은 감칠맛은 수향미를 '밥도둑'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더해 수향미는 일반 쌀에 비해 아밀로스 함량이 낮아 소화 부담이 적고,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으려는 현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프리미엄 쌀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높은 계약 수매가로 농가 소득 '봇물'…화성시의 전략적 육성 빛났다

 

수향미가 농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높은 계약 수매 가격이다. 일반 벼 품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가격을 보장하며, 안정적인 계약 재배를 통해 농가들은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이처럼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자 농가들의 재배 참여가 적극적으로 확대되었으며, 이는 지역 농업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화성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수향미는 농가 소득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재배를 희망하는 농가가 많다"며, "계약 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 주는 것이 농가 입장에서는 큰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화성시의 전폭적 지원과 엄격한 품질 관리 '명품화'

 

수향미가 오늘날의 위상을 갖기까지는 화성시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뒷받침되었다. 초기에는 할인 행사, 홍보물 배포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수향미의 인지도를 높였으며, '화성시 고유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데 주력했다.

 

또한, 농업기술센터는 수향미의 일관된 품질 유지를 위해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 RPC(미곡종합처리장)와 농협에서 의뢰하는 쌀 품질 분석(DNA 분석, 완전미율, 단백질 함량, 색도 등)을 통해 수향미의 순도와 품질을 검증하고 있다.

 

관계자는 "수향미는 철저한 품질 관리를 거쳐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쌀"이라며, "이러한 노력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일부 소비자들이 수향미 향의 농도가 초기보다 미묘해졌다는 의견에 대해 농업기술센터는 "향 분석 결과 비료 사용량 등 재배 환경과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다"며, "이는 소비자들이 계속 같은 냄새를 맡다 보니 무뎌진 현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품질 유지를 위해 매년 50여 농가를 대상으로 재배 기록 및 수확물 향 분석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차별화된 재배 방식과 희소성…'명품 쌀' 가치 더하다

 

수향미는 사실 국내에서 육종된 품종이 아닌 일본에서 개발된 '고시히카리' 품종을 기반으로 개량된 쌀이다. 하지만 단순히 품종의 문제를 넘어, 국내 재배 농가들의 차별화된 재배 방식과 노하우가 수향미의 품질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적의 생육 환경을 위해 특정 지역에서만 소량으로 계약 재배되며, 유기농 또는 친환경 농법을 고수하는 농가들이 많다.

 

까다로운 재배 조건과 더불어 철저한 품질 관리 또한 수향미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수확 후 건조, 도정, 보관까지 모든 과정에서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한 섬세한 노력이 이루어진다. 이처럼 엄격한 관리로 인해 생산량이 한정적이라는 점은 수향미의 희소성을 높여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일부 프리미엄 백화점이나 온라인 편집숍에서만 제한적으로 판매되는 유통 전략 또한 수향미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농업 다각화 추진…기후변화 대응 '미래 작목' 발굴 가속화

 

화성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농업 다각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기존 주력 작물 외에 새로운 품목 도입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특히, 온실 작물 분야에서는 멜론,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등의 시험 재배를 통해 지역 적응성을 확인하고 있으며, 수익성 높은 작목으로의 발굴을 추진 중이다. 노지 재배 분야에서는 키위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송산 지역에서 재배 시도되었으나 동해 피해로 명맥이 끊겼던 키위는, 최근 기온 상승에 따라 재배 적합성이 높아지고 있어 다시 한번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는 지역 농업의 품목 다양성을 확대하고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기 위한 화성시의 선제적인 노력이다.

 

 

지속 가능한 미래 준비…로열티 없는 품종 개발 '잰걸음'

 

현재 수향미는 민간 업체가 개발한 품종으로, 화성시는 해당 업체에 전용실시권에 따른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이에 화성시와 농업기술센터는 수향미의 독점 계약 기간이 종료되거나 미래를 대비하여 로열티 없는 국가 육성 품종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는 수향미의 브랜드 가치는 유지하되, 로열티 부담이 없는 품종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유사 품종 발굴 및 시험 재배: 수향미와 유사한 찰기와 구수한 향을 가진 '여리향' 등 농촌진흥청이나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 개발된 우수 품종을 선별해 화성 지역 시험 포장과 실제 농가에서 시험 재배를 진행하고 있다.

 

▲국가 기관과의 협력 강화: 품종 개발 초기 단계의 유망한 '계통'까지도 경기도 농업기술원 등과 협력하여 화성 지역 적응성 여부를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보급종 확대를 위한 절차 마련: 시험 재배를 통해 품종 특성과 수량 안정성이 확인되면, 정부가 인정하는 종자 보급 기준(품종 순수도 95% 이상, 완전립 비율, DNA 분석 등)을 충족시켜 농가에 대량 보급 가능한 종자 생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농업기술센터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2~3년 내에는 수향미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의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화성시 쌀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이다.

 

수향미의 성공은 단순히 한 품종의 인기를 넘어, 지역 특화 작물의 브랜드화와 농가 소득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도 화성시가 수향미의 명성을 이어가면서도 기후변화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지속 가능한 농업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앤뉴스 양해용 국장, 뉴스팍 배상미 본부장, 원스텝뉴스 이병희 본부장 공동취재 및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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