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팍 배상미 기자 | 낮에는 등산객과 미식가들로 붐비지만, 해가 지면 인적이 끊겨 ‘저녁 없는 상권’으로 불리던 파주 심학산 돌곶이길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하 경상원)이 추진한 ‘브랜드 거리’ 조성 사업이 상권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2일 경상원에 따르면, 파주 심학산 돌곶이길 상권은 ‘심학산 빛의 거리’ 조성 이후 야간 시간대(18시~23시) 매출이 급증하며 주간 핵심 영업시간인 점심시간대 매출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 “어둠 내리면 영업 끝” 옛말… ‘빛의 거리’가 불 밝힌 밤의 경제
당초 파주 돌곶이길은 심학산 둘레길과 파주출판도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등 풍부한 주변 관광 인프라 덕분에 주말과 평일 낮 시간대 유동 인구는 많았다. 하지만 저녁 6시 이후로는 방문객이 급격히 빠져나가며 대다수 점포가 문을 닫는 등 ‘반쪽짜리 상권’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경상원과 파주돌곶이길상인회는 지난해 ‘경기도 브랜드 거리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상권의 약점인 ‘야간 콘텐츠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물인 ‘심학산 빛의 거리’는 돌곶이길 둘레길 구간에 14개의 미디어아트 조형물과 경관 조명을 설치해 감성적인 야간 산책로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지난해 6월 5일 점등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 야간 매출 ‘수직 상승’… 파주 평균 2배 웃돌아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볼거리가 생기자 사람들이 머물기 시작했고, 이는 곧장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경상원 상권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사업 시행 전 사실상 ‘0원’에 가까웠던 해당 상권의 야간 시간대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사업 시행 후 약 1,500만 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특히 야간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심학산 돌곶이길 상권의 저녁 시간대 평균 매출 규모는 파주시 전체 외식업 평균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히 조명만 설치한 것이 아니라, 상인회 차원에서 야간 영업시간을 연장하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는 등 자구적인 노력이 더해지며 시너지를 냈다는 분석이다.
한철수 파주돌곶이길상인회장은 “과거엔 해가 지면 손님이 없어 일찍 문을 닫는 가게가 부지기수였지만, 지금은 늦은 시간까지 불을 밝히고 손님을 맞이한다”며 “브랜드 거리 사업이 상인들의 매출 증대는 물론 상권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 “단순 정비 넘어 ‘체류형 관광지’로”… 성공 모델 확산 예고
이번 사례는 물리적인 환경 개선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꼽힌다. 단순한 골목상권을 넘어 ‘머물고 싶은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김민철 경상원장은 “‘심학산 빛의 거리’는 주간에 편중됐던 상권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주야간 모두 활기찬 상권을 만든 모범 사례”라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경상원은 하드웨어적인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도민들이 즐길 수 있는 맞춤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역 상권이 ‘체류형 문화 관광지’로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